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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1.08.24 "월평동"의 대박집! 뼈속까지 시원한 박속낙지탕
낙지는 <동의보감>에 '낙지 한 마리가 인삼 1근에 버금간다'고 쓰여 있어 흔히들 '뻘 속에서 건져 낸 산삼'이라고 하고, 쓰러진 소를 벌떡 일으켜 세울 정도로 스테미너에 좋다고도 합니다.

낙지는 찜, 볶음, 구이로도 먹고 산 채로도 먹습니다. 특히 다리가 가늘다고 해서 이름 부쳐진 세발낙지는 소독저에 둘둘 말아서 한 입에 넣어 씹어 먹죠. 외국인들이 이런 모습을 처음 보면 기겁을 할 만합니다.

육수에 속과 대파 등을 넣고 끓인 다음 산낙지를 통째로 집어 넣어 먹는 박속낙지탕이나 연포탕은 뼈속까지 시원한 국물이 일품입니다.

대전에서는 전통의 중구 대흥동 <서산식당>과 유성구 신성동 <박속낙지탕>, 그리고 서구 가장동 <목포세발낙지>가 가장 유명한 집들입니다.

그리고 지금 소개하는 이집. 대전 서구 월평동에 일년 전 문을 연 <목포세발산낙지>를 하나 더 보태고 싶습니다. <목포세발산낙지>는 계룡건설 사옥(마사회 건물) 네거리에서 유성 방향으로 가다보면 나옵니다.


이 집은 전북 전주에서 일식집을 운영하던 내외가 일년 전 새롭게 둥지를 튼 곳입니다.
워낙 주인 내외가 낙지를 좋아해서 충남 서산 등 전국을 돌며 낙지요리를 습득했다고 합니다.


안으로 들어가 자리에 앉으니 수족관 속 낙지들이 눈에 띄는군요. '이 놈들을 그냥 산 채로 탕 속에 풍덩 빠트려 먹어야지...'


박속낙지탕을 주문합니다.


맹물처럼 옅은 육수에 박속과 대파, 대추, 백합, 참조개 등을 넣고 펄펄 끓입니다.


여기에 산낙지를 풍덩 빠트리면 마구 꿈틀거리겠죠.


여기에 미나리와 팽이버섯을 넣습니다.


그리고는 큼지막하게 낙지 다리를 잘라 줍니다. 이제부터 식탐을 부려야되겠죠.


낙지를 와사비장에 찍어서 먹으면 쫄깃쫄깃하면서도 부드러운 육질을 그대로 느낄 수 있습니다. 미나리도 끓는 육수에 넣자마자 바로 꺼내 먹으면 향이 그대로 살아 있어서 낙지와 아주 절묘한 조합을 입속에서 만들어줍니다.

박속도 푹 익으면 씹는 맛이 좋습니다. 국물은 또 왜그리 시원한지, 정말 뼈속까지 시원한 느낌이란 게 바로 이것이었군요. 이 집 낙지는 전남 무안에서, 박속은 충남 서산에서 계약 재배해서 들여온다고 하는군요.


일식집을 경영했던 노하우 때문인지, 아니면 전주 특유의 밥상차림 때문인지는 몰라도 밑반찬도 한 상 가득 내놓습니다.

쇠고기를 씹는 듯한 표고버섯과 오징어무침(무와 미나리를 초고추장에 무쳐냈습니다), 오이나물, 삼색전, 밴댕이젓, 배추김치, 마늘쫑멸치볶음, 고추된장무침 등이 나왔습니다.

반찬들이 다 정갈하고 맛도 좋습니다. 오랜 음식점 경험이 묻어나 있다는 걸 느낄 수 있었습니다.

박속낙지탕의 낙지와 박속 등을 다 건져 먹은 다음에는 당연히 밥을 볶아 먹을 순서입니다.


육수 약간에 밥, 미나리, 김을 넣어 볶은 뒤 깨소금을 솔솔 뿌려 내오면 다시 불위에 얹고 전골냄비에 밥이 약간 눌러붙을 때까지 놔뒀다가 먹어야 고소한 볶음밥의 제맛을 느낄 수 있겠죠.

조선시대 임금께도 진상했다는 밴댕이젓을 볶음밥 한 수저에 얹어서 먹으면 "캬!" 소리가 절로 나옵니다.


<목포세발산낙지>의 박속낙지탕은 손님들의 미각을 충족시키고, 기운도 나게 만드는 그런 음식이었습니다.
Posted by 진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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